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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교섭 (The Point Men, 2022) 영화 후기

줄거리

“어떤 경우라도 희생자를 안 만드는 게 이 협상의 기조 아닙니까?”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는 최악의 피랍사건이 발생한다. 교섭 전문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처음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로 향하고,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을 만난다. 원칙이 뚜렷한 외교관과 현지 사정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 입장도 방법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살해 시한은 다가오고, 협상 상대, 조건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교섭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져 가는데…

 

결국 교섭에 성공한다는 간단하고도 간단한 줄거리이다.

 

교섭 포스터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리뷰

 

황정민 배우, 현빈 배우, 강기영 배우가 주연으로 나온 교섭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

워낙 평점이 좋은 편이 아니였던 영화라 볼 생각이 없었지만 우연히 무대인사를 볼 수 있게 되어서 표를 예매했다.

첫 장면이 공개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되는 모습을 보며 누구나 똑같은 사건을 떠올렸을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샘X교회 사건.

 

아마도 내가 해외에 있었던 기간에 생겼던 일이었을 것이다.

정부에서 사전에 경고를 했음에도 끝끝내 가서 선교 활동하다가 붙잡힌 사건.

협상을 위한 몸값으로만 수 백억이 들었고 테러리스트와 대면접촉을 하여 주둔군을 철수하는 등 협상을 하여 국가적인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심지어 그런 일이 있고나서도 다시 아프간에 선교사를 파견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대국민의 욕을 먹기도 하였다.

그 때 죽었던 두 사람이 순교자로 칭송받고 추모집에 추모비까지 나왔던 사실은 덤.(아마 영화까지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부정적 여론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영화 <교섭>에서 피랍된 사람들에 대한 디테일한 감정묘사는 거의 없다.

오히려 대한민국 정부가 '황정민'과 '현빈'이라는 배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 했는지 보여준다.

 

그 사이에 언론의 보도에 대한 무책임함도 다루며 '사람은 살려내야 할 것 아니냐'라는 휴머니즘을 강조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리틀 포레스트> 연출을 담당했던 임순례 감독의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정말 긴장감이 없는 편이고 담백하다.

사건 위주로 진행되는 느낌이며 크지 않은 긴장감을 중간에 섞어서 무거운 소재에 가벼운 색채를 띠고 있는 느낌이다.

 

그 말인 즉슨 그만큼 영화가 밍밍하고 예상 가능하며 재미가 있지 않다.

주제의식을 고찰할만큼 깊이감이 느껴지진 않으며 액션씬이 화려한 느낌도 아니고 이야기나 대사가 몰입도가 있는 편도 아니다.

 

게다가 소재가 다소 민감한 소재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그나마 피랍자들에 대한 미화는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하겠다.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실망을 할 일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나마 눈에 들어왔던 사람은 '카심' 역을 맡은 강기영 배우이다.

감초 역으로 나와서 열연을 하였고 배역에 대한 톤 앤 매너의 이해가 높다고 느껴졌다.

 

아쉬운 영화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배우분들의 무대인사를 직관한 것으로 만족한다.